요가를 오래 하다 보면
꼭 한 번쯤 듣는 말이 있다.
실력이 좋은데 강사 해보지 그래요.
선의에서 나온 말인 거 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뭔가 불편했다.
왜일까 생각해봤다.

요가를 잘하면 강사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
음식을 좋아하면 요리사가 되어야 하고.
책을 좋아하면 작가가 되어야 하고.
음악을 좋아하면 음악가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랑 같다.
그런데 우리는 왜 좋아하는 것을
꼭 직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할까.

나는 요가를 사랑한다.
아침에 매트를 펼치는 순간.
호흡이 깊어지는 느낌.
안 되던 동작이 조금씩 열릴 때.
샤바사나에서 눈을 감는 그 고요.
이 시간이 좋아서 계속하는 거다.
강사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직업이 되는 순간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좋아서 하던 것이
잘해야 하는 것이 된다.
내 페이스대로 하던 것이
수강생에 맞춰야 하는 것이 된다.
쉬고 싶은 날도
수업이 있으면 나가야 한다.
그게 나쁜 것이 아니다.
강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게 보람이고 기쁨일 것이다.
다만 나는 아닌 것 같았다.
요가를 강사 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
매일 매트 위에 올라서는 것.
책을 읽고 요가 철학을 공부하는 것.
블로그에 수련 이야기를 쓰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
이것들도 충분히 요가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왜 꼭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만들어야만
그 사랑이 진짜라는 말은 아니잖아.
매트 위에 올라서는 이유가
돈을 벌기 위해서일 필요는 없다.
그냥 좋으니까.
내 몸이 좋아하니까.
이 시간이 나를 살게 하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요가를 사랑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강사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고.
그냥 평생 수련자로 사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고.
블로그에 요가 이야기를 쓰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다.
어떤 방식이 더 진짜라는 건 없다.
내가 선택한 방식이
나에게 맞으면 그걸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