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오면
일단 소파에 눕는다.
핸드폰을 켠다.
넷플릭스를 켠다.
10분만 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나 있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더 피곤하다.
어느 날 실험해봤다.
퇴근 후 딱 10분.
넷플릭스 대신 요가 매트를 폈다.

넷플릭스 10분
솔직히 말하면
처음 10분은 넷플릭스가 훨씬 편하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그냥 누워서 눈만 열면 된다.
뇌가 잠깐 꺼지는 느낌.
그런데 10분이 10분으로 끝나지 않는다.
다음 화가 자동으로 켜진다.
멈추기가 더 어렵다.
한 시간 뒤.
몸은 더 무겁고
눈은 뻑뻑하고
뭔가 한 것 같지 않다.
요가 10분
매트를 꺼내는 게 제일 힘들다.
진짜로.
옷 갈아입고
매트 펴고
일어서기까지
그 3분이 가장 큰 산이다.
그런데 일단 시작하면 달라진다.
고양이 소 자세로 등을 풀고.
아이 자세로 이마를 바닥에 댄다.
숨을 천천히 내쉰다.
10분 뒤.
몸이 가벼워진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다.
머리가 조금 맑아진다.
회사 생각이 덜 난다.
저녁밥이 먹고 싶어진다.

다른 점이 뭔가 생각해봤다
넷플릭스는 바깥으로 나가는 시간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으로.
잠깐 내 생각을 끄는 방법.
요가는 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이다.
내 몸으로, 내 숨으로.
하루 동안 쌓인 것들을
몸으로 털어내는 방법.
둘 다 쉬는 방법이다.
그런데 쉬고 난 뒤 느낌이 다르다.
넷플릭스는 현실을 잠깐 피한 느낌.
요가는 현실로 돌아온 느낌.

그렇다고 넷플릭스를 끊자는 말이 아니다
가끔은 그냥 누워서 아무 생각 없이
드라마 보는 게 필요한 날도 있다.
그냥 오늘 어떤 날인지에 따라.
도망가고 싶은 날엔 넷플릭스.
돌아오고 싶은 날엔 요가.
그것만 알아도 충분하다.
퇴근 후 10분 요가 루틴
매트 꺼내기 귀찮은 날을 위해.
딱 10분짜리.
- 고양이 소 자세 — 1분
- 아이 자세 — 2분
- 앉아서 전굴 — 2분
- 다리 올려 벽에 기대기 — 3분
- 누워서 호흡 — 2분
이게 전부다.
땀도 안 난다.
운동이라기보다 몸 리셋에 가깝다.
마치며
요가를 잘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퇴근 후 내 몸으로
돌아오고 싶어서 한다.
10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