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독후감 | 조금은 덜 계산하며 살고 싶을 때 읽는 책

그리스인 조르바 독후감 | 지금 다시 읽는 이유
요즘은 무엇이든 계산하게 됩니다. 손해 보지 않으려 하고 감정도 조심스럽게 다룹니다.
그래서인지 문득 정반대의 삶을 사는 한 사람이 떠올랐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입니다.
이 책을 다시 펼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조금은 덜 계산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줄거리 요약
이 소설은 화자인 젊은 지식인과 조르바라는 한 남자의 동행 이야기입니다.
화자는 책을 읽고 사색하는 인물입니다. 조르바는 몸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두 사람은 크레타 섬에서 탄광 사업을 함께 시작합니다.
그러나 사업은 실패합니다. 사랑도 완전하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의 시선도 거칩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조르바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는 춤을 춥니다. 망가진 현실 위에서 웃습니다.
이 소설의 중심은 성공이 아닙니다. 태도입니다.

내가 멈춘 장면
사업이 무너진 날 화자는 절망하지만 조르바는 춤을 춥니다.
그 장면에서 오래 멈췄습니다.
보통 우리는 실패를 부끄러워합니다. 조용히 정리하고 감춥니다. 없었던 일처럼 넘어가려 합니다.
그런데 조르바는 무너진 자리에서 몸을 움직입니다. 슬픔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온몸으로 통과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 장면이 오래 남은 이유는 아마도 나 자신과 너무 달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패 앞에서 나는 늘 수습하는 쪽을 택해왔기 때문입니다.

조르바가 보여준 자유
조르바는 거칩니다. 즉흥적이고 충동적입니다. 상식적인 기준으로 보면 무모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사랑을 망설이지 않고 슬픔을 눌러 담지 않습니다.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웁니다. 그는 늘 지금 이 순간에 있습니다.
그래서 조르바는 가난해도 풍요롭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그가 자유로운 이유입니다.
왜 지금 그리스인 조르바인가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합니다. 계획하고 비교하고 검증합니다. 실패할 가능성을 먼저 따집니다.
그 사이에 지금이라는 시간이 조용히 빠져나갑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성공을 가르치는 책이 아닙니다. 살아 있음이 무엇인지 묻는 소설입니다.
몸으로 살지 않는 자유는 어쩌면 절반짜리일지도 모릅니다. 머리로만 이해한 삶은 결국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조르바는 행동으로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오늘 하루를 조금 덜 아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덮으며
오래 남은 한 문장을 다시 적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이 문장이 거창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조르바가 말이 아닌 삶으로 그것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