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보면 무례한 사람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들은 내게 상처를 주고 당혹감을 안기며 기껏 붙잡고 사느라 힘든 자존감을 뒤흔들어 놓는다. 어떤 인간관계는 유지하는 그 자체만으로 지나치게 에너지가 들 때가 있다. 내 속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오해받을까 봐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만 삭이게 된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그런 상황에서 감정 동요 없이 세련되게 선을 긋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화내지도 참지도 않으면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 인생 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라는 부제가 이 책의 핵심을 정확하게 담고 있다.
무례한 상황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두 문장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밑줄을 그은 부분은 두 문장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는 피하고 싶은 상황 앞에서 거리를 두게끔 하는 말이다.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말을 들었지만 논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상대를 처다보면서 감정을 배제하고 이 말을 하면 효과적으로 대화를 끝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알겠습니다라며 경청 자체에만 포인트를 두는 것이다.
세대가 다르고 경험과 처한 환경이 다르면 생각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심지어 내 생각도 바뀔 수 있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무덤덤한 인식은 상대에게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는 다짐이 되기도 한다. 인생에서 만나는 부정적인 말들을 모두 거대하게 느끼다가는 정신력이 남아나지 않을 테니까.
그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는 대답하고 싶지 않고 할 필요도 없는 말을 들었을 때 쓸 수 있는 문장이다.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일 때 우리는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오랫동안 곱씹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을 연습해두면 그 괴로운 밤이 줄어든다.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는 버려라
책에서 가장 통쾌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재활용도 안 되는 쓰레기는 울면서 들고 있지 말고 미련 없이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리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에게 아무 말도 못 하고 집에 와서 혼자 되새기는 밤이 있다. 이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저렇게 대응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다. 그 에너지가 얼마나 낭비인지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저자는 그 괴로움에 다른 출구를 제시한다. 버리면 된다. 미련 없이.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 상처받으며 에너지를 쏟는 대신 그냥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는 것이다. 이 단순한 발상의 전환이 생각보다 큰 해방감을 준다.

인정받기 위해 무리할 필요 없다
책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챕터가 있다. 인정받기 위해 무리할 필요 없어라는 제목의 장이다.
레서판다 이야기가 나온다. 키는 보통 60센티미터 꼬리 길이는 약 50센티미터 몸무게는 5킬로그램을 넘지 않는 작은 동물이다. 쿵푸팬더에 나오는 사부의 모델이 된 바로 그 동물이다. 레서판다는 객관적으로 귀엽게 생겼다. 하지만 저자는 이 동물을 통해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신을 바꾸려 하다 보면 결국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존재가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재능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스스로 있다고 생각하는 그 믿음이 중요한 거다라는 말도 이 맥락에 있다. 남들이 지적하는 말을 듣고 단점을 없애는 부분만 집중하다 보면 장점도 함께 없어지고 만다. 원래 반짝거렸던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수정하다 보면 결국 그것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게 되어버린다.
옷장을 정리하듯 인간관계도 정리해야 한다
저자는 옷장과 책장을 정리하듯 인간관계도 주기적으로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 사이 관계가 의미 있으려면 신뢰를 쌓기 위한 절대치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를 감정 쓰레기통 삼는다는 생각이 들거나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이 있다면 예의는 차리되 최대한 거리를 두면서 대한다. 업무상 필요한 때가 아니면 직접 만날 일은 만들지 않는다.
결혼식은 동료거나 절친한 사람인 경우에만 가고 축의금을 보낼 사람과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사람으로 구분한다. 반면에 장례식은 최대한 참석하고 여의치 않으면 조의금이라도 보낸다. 이런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인간관계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다.
우리는 관계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받고 그 영향을 다음 사람에게 옮긴다.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러니 보석함에 보석들을 골라 담듯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옆에 있으면 울게 되는 사람 말고 웃게 되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이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남는 문장이다.
추천 독자
무례한 사람 앞에서 말을 못 하고 나중에 혼자 후회하는 사람 인간관계에서 경계를 어떻게 그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 주변 사람 때문에 자꾸 지치고 소진되는 사람 인정받으려고 자신을 바꾸다가 정작 자신이 없어진 사람 그리고 자존감을 지키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맞는 책이다.

마치며
불편할 때 불편하다고 말하는 건 자신을 위해서만 아니라 자신이 유머 있는 사람이라고 착각할 그 상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세련되게 불편함을 표현하는 노하우가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웃으면서 선을 긋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 무례한 말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인간관계가 피곤하다고 느끼는 날 펼쳐보기 좋은 책이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나눠주세요. 다음 글에서는 인간관계에서 경계를 세우는 구체적인 방법을 더 이어서 다룰 예정이다.
본 글은 개인적인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출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가나출판사